《 탈-각 》

 

 

협업공간 한치각은 2022년 11월 14일부터 11월 28일까지 허창범의 개인전 《TAL-GAK》을 개최한다. 허창범은 정보의 성질과 그것을 인지하는 방식에 집중하며 그 인지과정에서 오는 오류와 괴리가 발생하는 지점들을 포착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온라인에서 채집한 다양한 정보들을 중첩시켜 명확한 이미지들을 모호하고 난해하게 만든 신작을 선보인다.

허창범은 세계에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들 중 대부분이 기술 발달로 인한 인간의 정보 습득ㆍ축적 방식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전 세대의 인류가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책 또는 문서로 긴시간 동안 불필요한 부분인 문맥(context)을 읽어내야 했다면, 현재의 인류는 구글 혹은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단어(text)만을 검색하여 짧은 시간 안에 습득할 수 있다. 몇 번의 클릭에 의해 문맥 없이 소화된 단어들은 수많은 오해와 오류를 야기하기 마련이다.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수많은 정보들에 노출되며 축적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해석, 판단한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수많은 정보들에 노출되어 살아간다. 하지만 정보의 양이 너무나도 많기에 우리는 필요 한 정보를 선택하고 그것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그것을 믿고, 그것을 통해 판단을 내린다. 하지만 정보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라면 단편적 정보들을 통해 판단을 내리는 것이 꽤나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도출된 작업으로 인쇄 기법과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 실험을 담은 평면 설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가 제작한 출력물은 구글에서 검색된 정보를 종이에 반복-중첩하여 프린트한 것이다. 작품 제작과정에서 작가는 구글 검색엔진에 특정 검색어를 검색하고 이를 통해 보여지는 상단의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용지의 사이즈에 맞게 편집하여 프린트했다. 이렇게 프린트한 이미지 위에 수집된 다른 이미지를 반복해서 프린트하게 되면 명확한 이미지에서 난해하고 복잡한 이미지로 변하게 된다. 몇 번의 프린트를 반복하여 생성된 최종 이미지는 이미지의 윤곽이나 형태, 색이 혼재되고 마구 뒤섞여서 인지과정에 혼선을 주게 되고, 이를 파악하기 위해 좀 더 자세히 오랫동안 바라보게 만든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너무나도 많은 정보들이 우리에게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게하는 현상과 닮아있다. (…)


《탈-각》


참 여 : 허창범
일 시 : 2022.11.14.MON - 11.28.MON / 12:00-20:00
* 오프닝 리셉션 : 11.20 SUN 18:00시
장 소 : 협업공간 한치각
(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지 원 : 빈울, 이의석
포스터 : 공욱재
영 상 : 김순현

주 최 : 평택시문화재단
주 관: 허창범
후 원 : 평택시

* 본 전시는 평택시문화재단 「2022년 평택형 청년예술인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WEB : https://heochangbeom.com/

Interview : https://youtu.be/KyKWzKh-JgE


《탈-각》, 협업공간 한치각 전시 전경, 2022

 

 

 

 

《탈-각》, 협업공간 한치각 전시 전경, 2022

 

 

 

 

 

《탈-각》, 협업공간 한치각 전시 전경, 2022

 

 

 

 

 

《탈-각》, 협업공간 한치각 전시 전경, 2022

 

 

 

 

 

 

《탈-각》, 협업공간 한치각 전시 전경, 2022

 

 

 

 

 

《탈-각》, 협업공간 한치각 전시 전경, 2022

 


2부 <우물 > _ '춤·시·' 3부작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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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팎 사람들 | 박하영 최리외 최윤하 임지선 한수 박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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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8. 6 - 9. 4 (휴무일 없음)

협업공간 한치각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10:00 - 19:00 (화·수 13시 오픈) 

 

⌁ 전시는 8월 6일 토요일 15시에 오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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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깨어보니 마른 우물 속이었다. 

마른 우물 속에서 헤엄치다 빠져나오지 못했다.

속에서 잠들었고 깨어나지 않을 을 꾸었다.

밟은 곳을 다시 밟고 갈라진 곳에 들어갔다.

 

차분히 흐르던 피 강 

더운 강가 

 

너를 찾았어.

 

에서 깨어보니 마른 우물 속이었다.

마른 속에서 헤엄치다 빠져나오지 못했다.

 

당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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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은 1부 <몽상가 편지> (편지글) 이후 변형, 반복, 탈락, 추가 작업을 거치며 발화, 텍스트, 영상매체로 그 을 '번역'하는 작품이다. 

 

한연지 안무가 ‘춤·시·’은 2021년 1부 우편공연 <몽상가 편지>, 2022년 2부 전시 <우물 >, 그리고 2023 3부 공연으로 이루어진 3부작 프로젝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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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2022)

 

감독・제작 | 한연지

작품 보조 | 박하영

 

안무・무용 | 한연지

 

글 | 한수

번역 | 최리외

 

영상 촬영 | 임지선

영상 편집・기술지원 | 박하영

 

낭독 연구・목소리 | 최리외 최윤하 한연지

소리 녹음・편집 | 최리외 한연지

 

포스터 디자인 | 박인주

 

음악 | 이끼 - "등", Alex Bainter / CC BY

 

주최 | 평택시문화재단

후원 | 평택시


2nd part <Dreams of The Well> _ a trilogy ‘dance・poetr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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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ing with | Hayoung Park  Rieux Choi  Yoonha Choi  Jisun Lim  Su Han  Inju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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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AUG - 4 SEP, 2022 (open all days)

ART SPACE HANCHIGAK (9-2 Jungangsijang-ro 11 beeon-gil, Pyeongteack-si)

10:00 - 19:00 (Tue·Wed open at 13)

 

⌁ The exhibition opens on AUG 6 at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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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was an exhausted well when waking up from a dream.

I did not get out of the exhausted one as swimming inside.

I fell asleep and fell into a dream which I will no longer awake up from.

I stepped again where I have stepped and I entered a crack.

 

a quite river of blood

at the warm edge

 

I found you.

 

It was an exhausted well when waking up from a dream.

I did not get out of the exhausted well as swimming inside.

 

I recognis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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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the dreams of <Dreamer’s letter>, <Dreams of The Well> deals with transformation, repetition and elimination through recitation, text and video in order to ‘translate’ the dream.

 

‘dance・poetry・dream’ is a trilogy project by choreographer Yeonji Han. It consists of the 1st part - performance by post <Dreamer’s Letter> (2021), 2nd part - exhibition <Dreams of The Well> (2022) and the 3rd part - performance which is planned to be premiered i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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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s of The Well(2022)

 

Direction and Creation | Yeonji Han

Assistance | Hayoung Park

 

Choreography and Dance | Yeonji Han

 

Text | Su Han

Translation | Rieux Choi

 

Videography | Jisun Lim

Technical Support for Film Edit | Hayoung Park

 

Recitation Research and Voices | Rieux Choi  Yoonha Choi  Yeonji Han

Sound Record and Edit | Rieux Choi  Yeonji Han

 

Poster Design | Inju Park

 

Music | Ikki - "Back", Alex Bainter / CC BY

 

Sponsorship | Pyeongtaek City Cultural Foundation

 

Supported by | Pyeongtaek City


《우리의 다음》

 

전시작가 : 변우리, 이의석, 정혜린, 허창범
전시일정 : 2021. 12. 05 ~ 2022. 01. 31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9:00

 

협업공간_한치각(Art Space Hanchigak)
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https://hanchigak.tistory.com

 

기획 : 이생강
주최 :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경기에코뮤지엄
주관 : BS컨텐츠, 협업공간_한치각

 


우리의 다음,

이생강

 

 

 

[협업공간_한치각]이 위치한 평택시 신장동이다. 신장동은 평택시 중에서도 미공군(k-55)이 주둔해 있는 곳이다. 원래 이곳의 명칭은 ‘송탄’인데, 송탄이 기지촌으로 유명해서인지 이제는 이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어느 순간 신장동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전형적인 기지촌의 특색이 어디 갈까. 전국에 흩어져 있던 미군은 평택으로 모여들었고, 거리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다닌다. 신장동은 경기도 내륙의 깊은 곳에 있지만, 대한민국 어느 곳 보다도 세계정서에 민감한 곳이기도 하다.

[협업공간_한치각]은 2020년 번개가 치듯이, 신장동에 문을 열었다. 신장동이 그냥 재미있어서, 대한민국 어느 곳보다도 지 멋대로 라서, 눈치 안 봐도 되서 그렇게 예술가들의 협업을 꿈꾸며 공간을 만들었다. 조물주가 이 땅을 세웠다고 해도 바벨탑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길 수 없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발붙이고 있는 이 땅이 궁금해졌다. 지금-여기 이 땅의 모습이 왜 이렇게 생긴 것이지. 내 앞의 그/녀는 왜 여기에 서 있는 것인지, 왜 우리는 이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졌다. 이 땅의 역사를 추적하고 싶어졌다.

예전 송탄, 지금 신장동의 기억을 추적하고 기록하기로 했다. 지금의 이 땅과 관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청년작가-변우리, 이의석, 정혜린, 허창범-를 만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한다. 바로 추적과 탐사를 나갈 수는 없는 법.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지금 어디인지를 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번 <우리의 다음,>은 도시 스터디를 시작하면서, 청년작가인 그들의 지금을 점검하는 전시로 기획되었다. 그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무엇을 고민하면서 우리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변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주목하고, 화려한 드로잉으로 풀어낸다. 이의석은 도시에서 발견하는 이미지를 단서로 의미의 추적을 시작한다. 정혜린은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연작 드로잉을 진행하면서, 그녀의 방을 구축한다. 허창범은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4명의 작가는 공통의 범주로 묶이지 않는다. 그저 다름을 드러낸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여기서 시작한다. 이 다름을 전시로 시각화하고 기록한다. 이 후 진행될 도시 기록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의 결과물을 통해서 우리 다음의 사람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도시 기록 프로젝트가 남아있는 사람이, 그리고 다음을 살아낼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변우리, 마주하다 종이에 오일파스텔, 29.7 x 21.0cm, 2021


 

 



변우리, 마주하다 종이에 오일파스텔, 29.7 x 21.0cm, 2021

 

 

 



변우리 작가노트


불안의 찌꺼기는 마음속을 자유롭게 유영하지 못한다.
가끔 자신 속으로 침잠할 여유가 허락될 때, 직접 다가가 잠시 달래주도록 한다.
말을 걸면 소란스러우면서도 결국 말은 없이 이 덩어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몸을 가벼이 하고 유영에 몸을 맡겨 흘러가고야 마는 것이다.

 


 

이의석, 무너지는 것을 위한 기념비 혼합재료, 가변설치, 2021

 

 

이의석, 무너지는 것을 위한 기념비 혼합재료, 가변설치, 2021

 

 

 

 


이의석 작가노트


평소 목적지를 향해 무념의 자세로 걷다 보면 이상할 것 없이 조화로워 보이는 도심이다.
그러다 문득 정처없이 걷다 보면 언뜻 조화롭지 못해 보일 때가 있다.
새로운 것과 낡은 것. 새로 세워진 건물과 무너질 것 같은 건물.
노후 된 것들과 새롭게 개발되는 것들,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는 것들이 섞여있다.
당연한 순리 인 양 받아들여지긴 하면서도 가면 보면 영 찜찜함을 지울 수가 없다.

조화로운 듯 조화롭지 않은 이 조화 속에는 수많은 사람의 감정(욕망, 욕구)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는 듯 하다.
깔끔한 건물 외관과 달리 텅 빈 공간 유리창에 빈틈없이 붙여져 있는 형형색색의 임대 광고 현수막들.
낡고 오래된 타일 건물 위, 선명하고도 애잔하게 붉게 빛나고 있는 유흥업소 간판들.
무언가를 기원하는 듯 오방천 마냥 가로수에 걸려있는 수많은 만국기들.

이러한 생경한 풍경들을 담아 ‘무너지고 것’들이 다시 세워지기 전에 기념비를 ‘세워서’ 기념해보고자 한다.





 

 

정혜린, 아무도 읽지 못하는 일기 종이에 연필 오일파스텔, 21.0 x 29.7cm, 2020



 

정혜린, 아무도 읽지 못하는 일기 종이에 연필 오일파스텔, 21 x 29.7cm, 2020



 



정혜린 작가노트

최근까지 과거를 회상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저에게 과거는 그리 유쾌한 기억이 아닙니다.
부모님의 잦은 싸움으로 인해 암울했던 기억들뿐입니다. 이제는 시간이 꽤 지나버려 그 날들의 기억은 흐릿합니다.
다만 충격적인 장면들과, 공포에 떨던 동생들의 표정, 그리고 불쾌한 감정만 선명하게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래서인지 과거를 떠올릴 때면 늘 생각이나 감정들이 모이지 않고 흩어집니다.
뿔뿔이 흩어진 것들을 하나씩 정리해 하얀 종이 위에 배설합니다.
정리된 결과물을 볼 때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바글바글 머리 속에서 잡히지 않던 몽마를 한마리 포획해 종이 안에 가두었다!

이 드로잉 작업은 그림일기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기에 쓰여진 글은 ('나'를 포함) 그 누구도 읽을 수 없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겹쳐쓰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간중간 겹쳐지지 않은 단어나 문장, 그려진 그림을 통해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게 작업하였습니다.
이는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는 마음과 누구든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의 교차입니다.

- 늘 가족들과 한 공간을 나눠썼기에 '너'의 사생활 같은 것은 그 곳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너'의 일기는 누구나 읽을 수 있었다.
사춘기 소녀는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글자를 겹쳐 쓰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빈 종이에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먼저였다.
아무도 못봤으면 좋겠어.
심지어 그게 나라도 괜찮으니. -

 


 

허창범, 가상현재 Specious present(S01)Acrylic on Canvas, 130.3 x 162.2cm, 2021

 

 

 

 

 

Specious present(fig.01), acrylic on canvas, 33.4 &times;24.2cm, 2021 - sold out

 

 



허창범, <가상현재>를 위한 에스키스, 2021





허창범 작가노트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는 다양한 존재들이 존재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양한 계기로 존재들이 끊임없이 생성되며, 상호작용하고, 소멸함을 반복한다.
그러므로 다양한 존재들이 결과로써 존재한 것이 아니라, 과정으로써 존재하고 있다.
과정으로써의 존재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그 생성과 소멸의 중계에서
또 다른 존재들과 함께 끊임없이 변화하고 영향받는다.

우리는 세계에 생성되고 소멸해가는 과정 속에서 이미 생성된 어떤 것들과
사라져가는 어떤 것들을 과정 속에서 경험하며 살아간다.
즉 우리는 ‘과거’에서 비롯하여 ‘현재’에 존재하며 ‘미래’로 천천히 이행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의미는 ‘지금 이 순간’이다.
하지만 현재는 인식하는 순간에 과거로 치환되며 정확하게 현재를 포착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즉 현재는 그 단어가 가지는 의미로 인해 피상적인 것이 되며, 포착할 수 없는 어떤 것이 된다.

이렇다면, 앞선 명제에서의 현재는 포착 불가능한 순간이며,
과거에서 미래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피상적인 어떤 순간에 존재했었고(과거),
아마도 존재할 것(미래) 사이의 것이 된다. 현재는 그럴싸한 개념이다.
나는 이것을 그럴싸한 현재. 즉 ‘가상현재(Specious Present)'라 칭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가상현재에 존재하는 존재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피상적인 것이다.
즉 존재란 그것의 한가운데에, 계기들 사이의 중계에, 그리고 다음 계기의 생성에 의해 하나의 대상으로 여겨질 뿐이다.

존재하는 사유와 사물, 주체와 대상은 분리된 존재나 실체가 아니다.
세계는 가상현재에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자립적이다.
세계는 생성과 소멸의 반복 안에서 계속해서 잠재적 존재들을 파생할 뿐이며, 그곳에는 어떠한 대립이나 모순도 없다.
그것을 분리하는 것 또한 가상현재에 존재하고 있는 대상들이지만, 이 또한 모멘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신장동 아카이브. ver2021展》

 

전시작가 : 김태형, 이병찬, 이인의
전시일정 : 2021. 12. 03 ~ 2022. 01. 31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9:00

 

주최 : 평택시문화재단
주관 : 생강컴퍼니
후원 :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평택시, 협업공간_한치각, 협업공간_두치각
기획 : 이생강
프로젝트 매니저 : 허창범


협업공간_한치각
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hanchi_gak@naver.com

https://hanchigak.tistory.com/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이곳, 신장동에 대하여.

 

이생강(협업공간_두치각 대표)

 

 

 

경기도 평택시 신장동은 K-55 오산미군기지가 주둔해 있는 곳이다. 이곳의 옛 지명은 ‘송탄’이다. 1963년 송탄면에서 송탄읍, 송탄시로 변화를 거듭하다가, 1995년 평택시로 통합되면서, ‘송탄시’라는 지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은 송탄출장소, 송탄동에서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신장동은 1951년부터 미군기지가 조성되기 시작하여, 현재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기지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70여년을 미군과 함께 살아온 도시이다. 미군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미군을 찾아온 다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다. 같은 지역이지만 매일 국경을 오가는 이들도 있고, 다국적의 음식을 판매하는 사람들, 달러벌이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전형적인 기지촌의 모습이다. 부대 앞 클럽을 비롯하여, 미군부대 물건을 가져다가 팔기시작 하면서 발달한 쇼핑거리가 있다. 양복점, 레코드점, 기념품점이 한 때 성행하였지만, 현재는 그 모습도 변모 중이다.

변화는 폭풍과 같이 온다. 평택시에 삼성전자가 이사 온다. 고덕신도시가 생기고 지제 신도시가 생긴다. 영원할 것 같던 기지촌에도 오피스텔이 생기고, 떠나는 사람이 생긴다. 우리는 여기서 한 시대의 역사가 흘러가는 것을 목도한다. 변화하는 모습이야, 무력한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여기서 변화하는 무엇을 예술이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게 남겨줄 무엇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김태형, 신장동 아카이브
디지털 프린트, 2021





김태형, 신장동 아카이브
디지털 프린트, 2021

 



김태형, 신장동 아카이브
디지털 프린트, 2021



김태형 사진작가는 신장동의 지금 모습을 담았다. 그는 신장동의 골목길을 추적하며, 메인 스트릿의 불은 켜져 있지만 문을 닫은 상점에 주목한다. 한 때는 외화벌이의 일꾼으로, 우리의 가장으로 추앙받았지만 현재는 떠나야 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어떤 곳들이다. 이곳들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의 시선은 결국 평택의 한 지점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이인의, K-55 깔라마리
싱글채널 비디오, 15min, 2021





이인의, K-55 깔라마리
싱글채널 비디오, 15min, 2021

 



이인의, K-55 깔라마리
싱글채널 비디오, 15min, 2021



이인의 영화감독은 신장동 터줏대감 소금튀김 이모(사장님)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옮긴다. 이모는 70년대 이곳으로 이주하여, 아이를 업고 시작한 장사였는데, 그 아들은 이제 40이 되었다. 그 40여년 이야기 속에는 그년가 온 몸으로 겪은 한국사가 녹아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한-미 관계도 있고, 어머니 이야기도 있고, 달러 이야기, 송탄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녹아있다.




이병찬, 위축된 제곱미터
가변재료, 협업공간_두치각 가변설치, 2021

 



이병찬, 위축된 제곱미터
가변재료, 협업공간_두치각 가변설치, 2021

 



이병찬, 위축된 제곱미터
가변재료, 협업공간_두치각 가변설치, 2021



이병찬 작가는 [협업공간_두치각]을 엄청난 공기를 주입시켜, 얇은 비닐막으로 공간의 내부를 감싸는 설치작업을 진행한다. 그는 4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협업공간_두치각] 2층의 공간을 새롭게 포장하는 것과 동시에 그 고유의 속성이 변하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그의 공간은 공기의 압력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그것조차 공간의 물리적 속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계기를 마련한다.


신장동 아카이브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작되었다. 지워지고 날아간 것들 사이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우리가 소통해야할 것들을 기록이란 이름으로 적어 내려가고 있다. 우리의 프로젝트가 매년 깊이를 더 하기를. 그리고 이 변화의 속도가 조금만 더 더디게 오기를 바라며, 올해의 프로젝트를 마감한다.


전시명 : 

신장동 할로윈 아트 마켓<요괴, 미신, 전설>

Halloween Art Market in Sinjangdong <Monster, Superstition,Myth>

 

기 간 : 2021 10 21 ~ 10 31 (12일간)

 

장 소 :

1전시장 : 협업공간 한치각(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2전시장 : 협업공간 두치각 1,2층(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2번길 4)

3전시장 : 어나더 스페이스(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9번길 17)

 

전시구성 : 1,2,3 소품전 / <요괴, 미신, 전설> 주제전

참여작가 : 아트 경기 작가 42, 초청 작가 8,  50

총 감 독 : 이생강

큐레이터 : 이정은

프로젝트 매니저 : 허창범

주 최 :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주 관 : 생강컴퍼니

후 원 : 미술주간, 협업공간_한치각

주관 : 생강컴퍼니

주소 : 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협업공간 한치각

 


할로윈 아트 마켓소개

 

이국적 정취와 지역의 특색을 잘 살린 지역아트마켓

 

2021 10 21일부터 31일까지 신장동 송탄쇼핑몰 일대에서 할로윈 아트 마켓을 개최한다. 젊은 예술가 50명의 작품 3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관람객은 무료로 전시를 즐기면서 마음에 드는 예술작품은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10만원부터 다양한 가격대의 현대미술 작품을 접하고 소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할로윈 아트 마켓이 운영되는 평택시 신장동은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사는 이국적인 도시이다. 이곳에 지역적 문화특색을 살리면서도 예술문화 컨텐츠를 더하여 지역의 축제이자 미술장터를 펼쳐 보이고자 한다.

 

이번 아트 마켓은 할로윈 기간에 요괴, 전설, 미신이라는 주제로 개최하며,

메인 전시와 사전 이벤트 및 부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메인 전시 요괴, 전설, 미신

일시 : 2021 10 21() - 31() 12:00-20:00(휴무일 없음)

장소 : 협업공간 한치각, 그레이스 건물(1, 2),

내용 : 예술작품 전시와 판매

 

 사전 이벤트 스트릿 그래피티

일시 : 10 8()  10 11()

장소 : 신장동 일대 거리

참여작가 : 오리지널 펑크, 살보, 위제트

내용 : 신장동 거리에서 <요괴, 미신, 전설>을 주제로 그래피티 아트쇼

 

 연계 프로그램


내용 일시 장소
골목 플리마켓 핸드메이드 소품을 골목에서 플리마켓 진행 10/22,23,24
10/29,30,31
신장동 일대
요괴, 미신, 전설
워크숍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귀신 총출동 워크숍
10/30(오후 2)
10/31(오후2)
협업공간
한치각

 

 참여작가 소개

이번 아트마켓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경기문화재단이 지원하는 아트 경기프로그램에서 선발된 유망 작가들과, 경기도 출신의 스트릿 그라피티 작가들로 구성된다.

 

아트 경기 선발 작가(47)

권민경, 김다희, 김민희, 김상균, 김소산, 김재유, 김지은, 김철유, 나광호, 박미경, 박미라, 박소현, 김용남, 박웅규, 박윤주, 방인희, 백준승, 오자현, 유혜경, 윤세열, 윤진숙, 윤혜선, 이승연, 이연숙, 이윤정, 이채영, 이태강, 이현정, 임정은, 장양희, 정 운, 정철규, 조미정, 조채임, 조해영, 최빛나, 최은지, 최재란, 최재혁, 최지현, 허승희, 홍진희, 김윤아, 김태협, 최수련, 시치

 

그라피티 작가(3)

오피, 살보, 위제트

 

https://www.youtube.com/channel/UCLfscH-e4E31PUowbgSyQtw 

 

예술과 공감 연구소

우리의 문화예술.

www.youtube.com


1전시장 : 협업공간 한치각(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1전시장 : 협업공간 한치각(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1전시장 : 협업공간 한치각(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1전시장 : 협업공간 한치각(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1전시장 : 협업공간 한치각(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협업공간 두치각 1,2층(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2번길 4)

 

 

 

협업공간 두치각 1,2층(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2번길 4)

 

 

협업공간 두치각 1,2층(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2번길 4)

 

 

 

협업공간 두치각 1,2층(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2번길 4)

 

 

 

협업공간 두치각 1,2층(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2번길 4)

 

 

 

 

협업공간 두치각 1,2층(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2번길 4)

 

 

 

협업공간 두치각 1,2층(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2번길 4)


어나더 스페이스(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9번길 17)

 

 

 

어나더 스페이스(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9번길 17)

 

 

 

어나더 스페이스(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9번길 17)

 

 

 

어나더 스페이스(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9번길 17)

 

 

 

 

어나더 스페이스(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9번길 17)

 

 

 

 

어나더 스페이스(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9번길 17)

 

 

 

어나더 스페이스(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9번길 17)


 

 

 

 


42분의 1마디(4 and one-half, Knuckle)

2021. 협업공간 한치각 신진작가 공모 선정작가

윤대원 개인전

Yun, Dae-won Solo Show

 

전시 일정 :

2021.11.18.(THU) ~ 11.30(TUE)

10:00 ~ 20:00, 휴무 없음

 

전시장 정보 :

협업공간_한치각(Art Space Hanchigak)

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9-2, Jungangsijang-ro 11beon-gil, Pyeongtaek-si, Gyeonggi-do

 

주최 BS컨텐츠

주관 협업공간_한치각

후원 평택시

 

기획 이생강

프로젝트매니저 허창범

 

홈페이지: https://hanchigak.tistory.com/

 

예약 없이 무료 입장

No reservation is required for the exhibition

 

주차가능 골목이 아닙니다. 신장쇼핑몰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We don't have Parking lot. Please use the public parking lot of the Sinjang Shopping Mall.

 

 

작가 정보

이름 : 윤대원/Yun Dae-won

약력 : 생략

홈페이지 주소 : https://linktr.ee/yan_colorlab

이메일 주소 : ruleru709@naver.com

SNS 계정 : https://www.instagram.com/yan_bodylab

 


Virtual Body Lab no.1 Trans-space, 2018, 16/9(1920x1080), 00&rsquo;03&rsquo;10, digital video

 

 

 몸에 대한 망상

 

1. 눈 두 개. 귀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

하나의 몸통에 붙어있는 두 팔과 두 다리, 또 그것에 연결된 다섯 손가락과 다섯 발가락.

이것은 ''이다. 이 몇 안 되는 단어의 나열로 우리는 ''을 떠올리게 만들 수 있다.

 

2. 팔다리의 길이, 어깨너비와 허리둘레, 머리 크기, 엉덩이 크기, 몸무게 n kg,  n cm.

이것은 '누군가'. 같은 몸을 가지고 있어도, 그 수치로 우리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들 수 있다.

 

형태는 절대적이며, 크기와 길이는 상대적인. 수치만 다를 뿐, 항상 같은 형상을 띠는 몸.

문득, 나는 이것이 이상하게, 그리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사람들은 '몸의 생김새가 같기 때문에' 상대적인 수치에 집착하고, 남들과 차별화되기 위해 몸을 무언가로 뒤덮거나 장식하는 게 아닐까'라는 당연한 생각을 되짚어 본다. 그런데 애초에, 몸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다면 어떨까? 형태가 상대적이며, 크기와 길이가 절대적이라면 어떨까? n cm가 아닌 n개의 팔다리, n kg이 아닌 n개의 관절은 어떨까?

 

 


 

 춤에 대하여

 

춤을 출 때면, 이런 망상에 더욱이 빠져들곤 한다.

거울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내 몸이, 팔이 4개라면, 무릎이 5개라면, 목이 360도 회전한다면, 팔이 원하는 만큼 늘어난다면, 상체가 분리된다면, 모든 관절을 반대로 꺾을 수 있다면, 과연 어떤 동작을 만들 수 있을까?

 

사실 누군가의 춤을 볼 때 감탄하게 되는 지점은, '몸의 생김새가 같음에도' 내가 하지 못하는 움직임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그 몸짓이 같은 동작일지라도 숙련도에 따라 다른 아우라를 지니며,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 망상 속의 이미지,  '다른 생김새의 신체'가 만드는 몸짓은 어떤 아우라를 지닐 수 있을까?

 

 

Virtual Body Lab no.2 100bpm, 2019, 16/9(1920x1080), 00&rsquo;03&rsquo;20, digital video

 

Virtual Body Lab no.2 100bpm, 2019, 16/9(1920x1080), 00&rsquo;03&rsquo;20, digital video

 

 

Virtual Body Lab no.2 100bpm, 2019, 16/9(1920x1080), 00&rsquo;03&rsquo;20, digital video

 

 

 

Virtual Body Lab no.2 80bpm, 2019, 16/9(1920x1080), 00&rsquo;02&rsquo;52, digital video

 

 

Virtual Body Lab no.2 80bpm, 2019, 16/9(1920x1080), 00&rsquo;02&rsquo;52, digital video


 아바타의 춤

 

디지털 매체는 이런 고민을 풀어내기에 아주 적합했다. 디지털 신호로 변환된 나의 몸은 다양한 방식으로 편집되고, 분해되고, 재조합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신체'로 확장될 수 있었다. 나는 내 몸과 몸짓을 조각내고 이어붙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나의 춤은 직접 몸을 움직일 때의 감정들을 담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 대신,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묘한 이끌림을 찾을 수 있었다.

 

 

Virtual Body Lab no.3, 2021, projection mapping, 7 channels, space installation

 

 

 

Virtual Body Lab no.3, 2021, projection mapping, 7 channels, space installation


 기괴함 찾기

 

나의 춤은 모두 '기괴함'을 품고 있었다. 아마도 이것은 기존의 춤이 만들어내는 아우라와 마찬가지로, '몸의 생김새가 같기 때문에' 생겨난 것일 테다. 이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몸의 형태, 다시 말해 그것이 익숙하다고 인지하지도 못할 만큼 익숙해져 있는 몸의 형태를,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바꿨을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속성일 테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기괴함의 발생지는 신체의 형태가 아닌, '편집된 몸짓'이었다. 물리법칙을 떠난 판타지적 움직임이 만들어낸 이것이, 나의 춤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아우라가 아닐까?

 

나는 이 '기괴함'을 찾기 위한, 이상한 연구를 시작했다.

나름의 규칙을 만들고, 몇 가지 기준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몸짓을 편집하며 그 과정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과정상에서 '완벽하게' 대칭되거나, '완벽하게' 정렬되거나, '완벽하게' 같은 동작이 무수히 반복되거나, '완벽하게' 동일한 속도로 움직일 때, 나의 춤이 점점 더 기괴해진다는 것을 발견했고, '완벽'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도출했다. 수치로 계산된 좌표값에 얹힌 몸짓이, 완벽한 것과 완벽하지 않은 것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이 이상한 연구를 진행하는 이유는, 0 1로 완벽한 값을 내보내는 디지털(기계)과 완벽할 수 없기에 감동을 자아내는 몸짓의 충돌 속에서, 4 2분의 1과 같은 숨겨진 수를 찾기 위함이 아닐까./ 윤대원


-MOT》

 

참여 작가 : 김윤아

일 정 : 2021.07.07. ~ 2021.08.18.

장 소 : 협업공간_한치각(경기도 평택시 중앙시장로 11번길 9-2)

디렉팅 : 이생강

프로젝트매니저 : 허창범

주 최 : 경기도, 평택시

주 관 : 비에스컨텐츠, 협업공간_한치각

 

김윤아 작가는 패브릭 천을 소재로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커다란 천 덩어리를 이용해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거나, 부드럽고 축 처진 질감을 이용한 설치작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헌 옷의 소매 부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여 작품을 진행했는데, 이제는 잊혀지고 또는 누군가에 의해 폐기되어 헌옷수거함으로부터 작가에게로 흘러들어 왔다.

 

작가는 헌옷수거함으로부터 흘러들어온 부드럽운 패브릭 천들을 단단하게 만들어낸다. 부드러운 재질을 단단하게 만드는 행위를 통해 작가는 잊혀지거나 혹은 폐기되어진 것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작가는 그 모습을 단단한 것으로 만들어 내는데, 사실은 단단하다보다는 단단해 보이는 것이다. 부드러웠던 소매들을 완벽하게 굳혀내는 것이 아니라, 하얗고 매끈하게 얄팍한 껍질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가끔 멋진 가면을 쓰는 것처럼, 그렇게 실패를 간직한 어떤 것들에게 김윤아 작가만의 방법으로 세상과의 화해를 권한다.

 

<-MOT>서문

 

 

문 의 : hanchi_gak@naver.com

 

* 7월 거리두기 4단계 개편 지침에 따라 전시 관람시 대기 및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 방문을 자제하여 주시고 모든 방문객은 명부 작성을 엄수해주시길 바랍니다.

 


《못-된 MOT》

 

떨어지는 너의

비명과 신음 사이에서.

반듯하게 붙어 있는 무엇이면 좋겠다.

쇼윈도우에 잘 진열된 빛이 나는 상품이면 좋겠다.

감정이 메말라서 그대로 꽂혀 있는 막대기이면 좋겠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무엇을 욕망했지만, 사실은 가 닿은 적도 없는 조각들을 수집한다. 그녀는 그것들을 문대고 문대, 빨고 빤다. 그것이 태초에 무엇을 욕망했었다는 사실조차 잊을 만큼. 그녀는 기어코 그렇게 너의 색을 아무도 몰라보는 무채색으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그 조각들은 그 와중에도 자신들에게 어떤 의미가 남았는지, 그녀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그렇게 제각각 사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욕망을 꿈틀거린다. 처량했던 것일까? 그녀는 그것을 아주 소중하게 담아, 곱디고운 접시에 담는다.

김윤아 작가는 패브릭 천을 소재로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 동안은 커다란 천 덩어리를 이용해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부드럽고 축 처진 질감을 이용한 설치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헌 옷의 소매 부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여 오브제를 만들어낸다. 누군가에게 손짓하였던 가장 끝, 가장자리. 욕망했던 것을 가졌을 수도 혹은 놓쳤을 수도 있던 욕망의 가장자리. 그 애썼던 흔적만이 남아있는 소매 조각들은 이제 누군가에게는 잊혀지고

누군가에게는 폐기되어, 작가에게 흘러들어 왔다.

작가는 흘러들어 온 소매에서 아직은 사라지길 거부하는 욕망의 자국들을 집요하게 찾아낸다. 그것들은 발악하거나 낑낑대거나 사실은 비명 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지 못한 그 감정의 덩어리들은 치덕치덕 응어리가 쌓여 성을 이룬다. 작가의 의도했거나 의도하지 않았거나 그것들은 스스로 소리 지르며 ‘자기가 거기 있다’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언어로 환원되지 못한 어떤 것들. 정리되거나 세상의 잣대에서 빗겨 난 어떤 것들. 그렇지만 분명히 거기 존재하고 있는 것들.

작가는 그 모습을 단단한 것으로 만들어 내는데, 사실은 ‘단단하다’ 보다는 ‘단단해 보이는 것’이다. 부드러웠던 소매들을 완벽하게 굳혀 내는 것이 아니라, 하얗고 매끈하게 얄팍한 껍질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가끔 멋진 가면을 쓰는 것처럼. 그렇게 실패를 간직한 어떤 것들에게 김윤아 작가만의 방법으로 세상과의 화해를 권한다.

김윤아 작가의 감정의 조각들이 이번에는 상업화랑(서울)과 협업공간_한치각(경기도 평택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서울의 조각은 <꽃이 지니 몰겠다.>, 평택의 조각은 <->이다. 어쩜 아픈 단어들만을 골라 제목으로 정했다. 몰라보거나 못 되거나 나쁘거나. 이것들은 서로 이어지기도 하며, 사실은 완전히 다르기도 하다. 을지로(상업화랑)와 미군 부대 앞(한치각)이 함의하는 것이 다르듯이. 꼭 서울과 평택의 간극을 사유해보길 제안한다. 김윤아 작가의 이번 작품이 세상과의 단절을 원하는 것일지 혹은 새로운 이음의 시작이 될지는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생강(협업공간_한치각 디렉터)

 


 

《MOT》

 

Between your

falling scream and moan

I wish it’s something that stuck smoothly

I wish it’s a shiny product displayed well on the show window

I wish it’s a stick that’s dried up and stuck in it.

There’s a woman. She collects pieces that she has always

desired but has never really touched. She rubs them and sucks them. Enough to forget what she had desired in the first place. She finally turns your colour into a neutral colour that no one recognises. But the pieces don’t obey her as if they still mean anything to themselves. Each of the facts wriggles its own desire. Was it pathetic? She puts it on a beautiful plate with loving care.

Yoon Ah Kim has been doing various works based on fabric. She has used large chunks of cloth to create a whirlwind and has been working on installations using soft, droopy textures. In this exhibition, however, the artist uses the sleeves of old clothes to create objects; the edge, that used to beckon to someone; the edge of desire that may have had or missed what was desired. The sleeve pieces, with only the traces of pains left, have now been forgotten or discarded by others, and have flowed into the artist.

Kim persistently finds the traces of desire from the flowing sleeves that still refuse to fade away. They may be evasive, whining or screaming. The lumps of emotion that could not be expressed are piled up to form a castle. Whether the artist intended it or not, they are shouting themselves and actively expressing that they are there. The ones that have not been turned into a specific language. The ones that are sorted out or deviated from the standards of the world. But obviously, the ones that exist there. Kim makes them to a solid figure, which is in fact “looking solid” rather than “is solid”. Instead of perfecting the soft sleeves, she created a white, smooth, thin shell, just like we sometimes wear nice masks. Kim recommends reconciliation with the world to those who hold such failures in her own way.

Pieces of Kim’s emotions will occur simultaneously this time in the Sahng-up Gallery(Seoul) and the Collaboration Space Hanchigak (Pyeongtaek, Gyeonggi Province). The pieces of Seoul is “faded flowers, failed to be recognised” and the pieces of Pyeongtaek is “bad, or not in bloom”. Only painful words are chosen for the title. These words are interconnected yet completely different. Just as Euljiro (Sahng-up Gallery) and the U.S military unit (Hanchigak) means different things. I suggest you consider the gap between Seoul and Pyeongtaek. Whether Kim’s work means a breakup from the world or the beginning of a new joint is left to the audience.

 

 

Saeng Gang Lee

(Director/ Art Space Hanchigak


《못-된 MOT》 전시전경

 

 

 

《못-된 MOT》 전시전경

 

 

 

《못-된 MOT》 전시전경

 

 

 

《못-된 MOT》 전시전경

 

 

 

 

《못-된 MOT》 전시전경

 

 

 

《못-된 MOT》 전시전경

 

 

 

 

《못-된 MOT》 전시전경

 

 

 

 

《못-된 MOT》 전시전경

 

 

 

 

《못-된 MOT》 전시전경

 

 

 


 

월간미술 2021.08월호 평론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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